『食色紳言』,[明]龍遵 著
[45] 술 때문에 망한 사람들
상나라의 수(受)라는 이름을 가진 주왕(紂王)이 술에 잔뜩 취하니 하늘이 나라가 망해 없어지는 재앙을 내렸고 희화(羲和)씨가 술독에 빠지니 윤후(胤侯)가 막아서 정벌하였다. 정(鄭)나라 대부 백유(伯有)는 땅속을 파서 집을 짓고 긴긴밤에 술 마시는 자리로 삼으니 자석(子皙)이 그를 쳐서 지하실을 불사르고, 양고기 파는 가게에서 죽였다. 초나라 자반(子反)이 사마(司馬)가 되어서 술에 취해서 자는데, 초왕(楚王)이 진(晉)나라와 더불어 전투를 하게 되어 자반을 부르자 심질(심장병)이 있다 핑계대고 가지 않았다. 왕이 곧바로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가 술 냄새를 맡고서 말하였다.
“오늘의 전투에 믿는 사람은 사마였는데 이처럼 취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것은 나라를 망치고 백성들을 버리는 일이오”라 하고 그를 쏘아 죽였다.
주의(周顗)가 친구와 술을 마시고 크게 취하여 (술이 깨어서 살펴보니) 친구가 옆구리가 썩어서 죽었다. 또, 관부(灌夫)는 술에 취하자 좌중을 꾸짖었다가 무제 때에 복주(伏誅)되었다.
그러므로 피일휴(皮日休)는 술의 도를 지목하기를 “위로는 주색에 빠져서 바뀌게 되면, 변화가 나라를 망하게 하고, 아래로는 미친 듯이 마셔서 곤드레만드레 취함에 바뀌게 되면 그 변화가 자신을 죽이게 된다”라고 하였다.
商受沈酣, 上天降喪. 羲和酒荒, 胤侯阻征. 鄭大夫伯有掘地築室爲長夜飲, 子皙伐而焚之, 死於羊肆. 楚子反爲司馬, 醉而寢, 楚王欲與晉戰, 召之辭以心疾, 王徑入幄, 聞酒臭曰: “今日之戰, 所恃者司馬, 而醉若此, 是亡吾國而不恤吾眾也.” 射殺之, 周顗故人與飲酒大醉, 腐脅而死, 灌夫酒酣罵座, 武帝時伏誅, 故裴日休目酒之道: 上爲淫溺所化, 化爲亡國; 下爲凶酗所化, 化爲殺身.
[평설]
상나라 주왕(紂王), 하나라 희씨(羲氏)와 화씨(和氏), 양소(良霄), 사마자반(司馬子反), 주의(周顗), 관부(灌夫)는 상황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술 때문에 자신이나 나라에 큰 해를 끼친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피일휴는 이러한 술의 폐해에 대해서 나라를 망하게 하기도 하고 자신을 죽게도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대개 술은 자기 하나만 망하고 끝나지 않는다. 지나친 음주는 자기를 해칠 뿐 아니라 남들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