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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295)

295. 벼슬을 그만두고[棄官歸鄕], 신숙(申淑)

by 박동욱

295. 벼슬을 그만두고[棄官歸鄕], 신숙(申淑)

밭을 갈다 대낮을 다 써버리고

약초 캐다 봄날을 다 보냈었네.

산 있고 물 있는데 살고 있으니

영화나 욕됨 없는 한 몸이었네.

耕田消白日 採藥過靑春

有山有水處 無榮無辱身


[평설]

이 시는 신숙(申淑)이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보고서 벼슬을 내놓고 고향에 돌아가서 썼다. 한낮은 밭을 가면서 보내고 봄날은 약초 캐다 보냈다. 남들은 하찮은 일이라 할지 모르지만, 마음 하나 편해서 좋다. 산 좋고 물 좋은 데서 밭 갈고 약초 캐며 그렇게 산다. 영화와 욕됨은 이란성 쌍둥이 같으니, 영화를 찾으면 욕됨은 반드시 따라오고 만다. 그래서 여기에서 생활하면 영화도 있을 리 없지만 욕됨도 없다. 한가하고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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