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야속한 중매쟁이[貧女吟], 허초희(許楚姬, 1563-1589)
300. 야속한 중매쟁이[貧女吟], 허초희(許楚姬, 1563-1589)
어찌 인물이 남보다 빠진다 하랴
바느질도 잘하고 길쌈도 잘하지만
어려서부터 가난한 집에서 자라
중매쟁이는 나를 몰라 준다네.
豈是乏容色 工鍼復工織
少小長寒門 良媒不相識
[평설]
이 시는 모두 4수다. 얼굴도 예쁘고 솜씨도 있었다. 하지만 가난한 집이라 중매쟁이가 선뜻 혼처를 마련해주지 않았다. 나머지 3수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종일 베만 짜는 노처녀가 있었다. 베를 짜서 완성해도 자신의 몫이 아니라 팔자 좋은 아가씨 혼수 갈 때 가져갈 물건이 된다. 남들 시집갈 때 가져갈 옷을 짓지만 정작 자신은 노처녀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