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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303)

303. 친구를 기다리며[崔同年鏡浦別墅 卽事 次昌邦韻], 신광한(申光漢)

by 박동욱

303. 친구를 기다리며[崔同年鏡浦別墅 卽事 次昌邦韻], 신광한(申光漢)

강촌에 날 저물어 사립문 두드리니

저녁 이슬 함초롬히 옷깃에 스며드네.

강 길에 불이 밝고 개 소리 들리더니

아이가 찾아와서 주인 온다 알려주네.

沙村日暮扣柴扉 夕露微微欲濕衣

江路火明聞犬吠 小童來報主人歸


[평설]

1520년 신광한이 삼척 부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이때 강릉 경포대에 살던 최익령(崔益齡)의 집을 저물녘에 찾아갔는데 마침 그가 외출 중이었다. 동년(同年)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신광한과 같은 해에 과거에 급제한 사람으로 보인다. 사랑채에서 얼마나 기다렸을까? 멀리 길에서 불빛이 보이고 사람이 돌아오는 것을 알리는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더니 아이종이 사랑채로 찾아와서 주인이 돌아왔다고 알려주었다. 시각과 청각적 심상이 잘 어우러져 있다. 기다려서 만날 수 있는 기다림은 얼마나 행복한 기다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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