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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365일, 한시 365수 (324)

324. 표범처럼 용처럼[次德茂韻], 김인후

by 박동욱

324. 표범처럼 용처럼[次德茂韻], 김인후

요순시절 만났지만 여전히 단벌이니

많고 많은 사람들이 겉 보고 어찌 알랴.

숨은 표범 어찌 무늬 이룰 날 없겠으며

똬리 튼 용 구름을 일으킬 때 있으리라.

生逢堯舜尙單衣 千萬何人表見知

豹隱豈無成彩日 龍蟠會有起雲時


[평설]

남들은 입을 모아 요순시절이라 하지만 나는 단벌 신세다. 수많은 사람이 나의 초라한 겉모습을 보고서 참모습을 알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만 나는 겉보다 속이 꽉 찬 사람이다. 표범은 7일 동안 숨어 지내지만 끝내 아름다운 무늬를 갖게 되고, 용도 잠자코 있다가 구름을 일으키며 창공을 비상한다. 표범처럼 용처럼 그렇게 잠시 숨어 있을 뿐이다. “초라한 지금의 모습만 보고 날 판단하지 말라.”


[참고]

杜甫,「戲寄崔評事表侄蘇五表弟韋大少府諸侄」:“隱豹深愁雨, 潛龍故起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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