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 아이를 기다리며[待兒行 三首], 이광사(李匡師)
363. 아이를 기다리며[待兒行 三首], 이광사(李匡師)
[1]
모진 바람 산마루서 세차게 불고
빗줄기에 세찬 시내 건너기 어려우리.
여윈 말 타고 오기 얼마나 고달플까?
먼 데서 온갖 걱정 매일 끝없네.
㥘風穿嶺頓 愁雨厲川艱
羸馬行何苦 遙憂日萬端
[2]
사람을 기다림은 원래 아픈 법
더군다나 먼 곳에서 자식을 기다림에랴.
살아서 할 수 있는 건 자식 걱정뿐이니
곤궁한 처지에 아비 노릇 부끄럽네.
需人元自苦 竢子况天涯
生事憂兒輩 竆途愧作爺
[3]
궂은 비 사흘 동안 퍼부어대서,
먼 길 올 내 아이가 마음 쓰이네.
하늘의 뜻 지척에도 달라지노니,
오는 길에 혹시라도 맑게 갰으면.
苦雨連三日 關心遠途來
天心殊咫尺 行處或淸開
[평설]
이 시는 이광사가 유배지에서 자식을 기다리며 느꼈던 감회를 적은 것이다. 1756년 2월에 이영익(李令翊)이 다녀가고 8월에는 이긍익(李肯翊)이 오기로 했다. 그러나 온다던 장남 이긍익은 웬일인지 감감무소식이다. 이런저런 걱정이 되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이 못난 아비 탓에 아이들까지 이런 고생을 시키는 것 같아 죄스럽다. 게다가 3일 연속 비가 퍼붓는다. 아이가 오는 길은 맑게 갠 하늘이기를 기도해 본다. 기약 없는 기다림은 고통스럽지만, 기다려서 만날 수 있는 기다림은 행복한 기다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