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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Oct 06. 2024

일년 365일, 한시 365수 (363)

363. 아이를 기다리며[待兒行 三首],  이광사(李匡師)

363. 아이를 기다리며[待兒行 三首],  이광사(李匡師)     


[1]

모진 바람 산마루서 세차게 불고 

빗줄기에 세찬 시내 건너기 어려우리. 

여윈 말 타고 오기 얼마나 고달플까? 

먼 데서 온갖 걱정 매일 끝없네.

㥘風穿嶺頓   愁雨厲川艱

羸馬行何苦   遙憂日萬端     


[2]

사람을 기다림은 원래 아픈 법 

더군다나 먼 곳에서 자식을 기다림에랴. 

살아서 할 수 있는 건 자식 걱정뿐이니 

곤궁한 처지에 아비 노릇 부끄럽네. 

需人元自苦   竢子况天涯

生事憂兒輩   竆途愧作爺     


[3]

궂은 비 사흘 동안 퍼부어대서, 

먼 길 올 내 아이가 마음 쓰이네. 

하늘의 뜻 지척에도 달라지노니, 

오는 길에 혹시라도 맑게 갰으면. 

苦雨連三日   關心遠途來

天心殊咫尺   行處或淸開     


[평설]

이 시는 이광사가 유배지에서 자식을 기다리며 느꼈던 감회를 적은 것이다. 1756년 2월에 이영익(李令翊)이 다녀가고 8월에는 이긍익(李肯翊)이 오기로 했다. 그러나 온다던 장남 이긍익은 웬일인지 감감무소식이다. 이런저런 걱정이 되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이 못난 아비 탓에 아이들까지 이런 고생을 시키는 것 같아 죄스럽다. 게다가 3일 연속 비가 퍼붓는다. 아이가 오는 길은 맑게 갠 하늘이기를 기도해 본다. 기약 없는 기다림은 고통스럽지만, 기다려서 만날 수 있는 기다림은 행복한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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