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80

양만고, 「又韓信事」

by 박동욱

한신의 제안과 유방의 수락

捉兵不救固陵危 병력 끌고 고릉의 위태로움 구하지 않으니

當日諸侯問是誰 그 당시 제후들이 누구인가 물었다네.

若敎漢王終惜地 한나라 왕이 끝내 땅 아까워하였다면

五年平楚亦難期 5년 만에 초나라 평정 꿈도 꾸지 못했으리.

양만고, 「又韓信事」


[평설]

한신은 고릉 땅에 유방을 도우러 가지 않자, 유방은 곤욕스럽게 되었다. 한신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태업이 아니었다. 치밀한 계산 끝에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이었다. 한신의 이런 배포에 제후들은 깜짝 놀랐다.

장량이 진현(陳縣) 동쪽에서 바닷가까지의 땅을 한신에게 주고, 수양(睢陽)에서 곡성(穀城)에 이르는 땅을 팽월에게 떼어주게 하였다. 이는 장량의 뛰어난 중재력과 유방의 전략적 통찰이 빚어낸 결과였다. 그러자 한신과 팽월이 움직여서 초나라를 멸망케 하였다.

만약에 한신과 팽월에게 땅 주는 것이 아까워서 미적거렸다면 천하 통일의 꿈도 물거품이 되었을 뻔했다. 이것은 지금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고도 더 큰 목표를 추구할 줄 알았던 유방의 정치적 혜안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신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전략적 제안을 한 셈이고, 유방은 배포 크게 그 제안을 수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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