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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81

남유상(南有常), 「詠史 十一歲作」

by 박동욱

81. 관에다 오줌을 누었던 한고조 유방

楚王好賓客(초왕호빈객) 초왕은 빈객들을 좋아하여서

宮中置香醴(궁중치향례) 궁중에다 단술을 차려 뒀건만

如何隆準公(여하륭준공) 어이해 코가 높은 한고조께선

溲冠太無禮(수관태무례) 관에다 오줌 눌 만큼 무례했던가.

남유상(南有常), 「詠史 十一歲作」


[평설]

이 시는 열한 살의 어린 작자가 한고조 유방의 젊은 시절 일화를 읊은 것이다. 1, 2구는 한(漢)나라 때 초원왕(楚元王)이 술을 마시지 못하는 목생(穆生)을 위해 연회 때에 마다 단술을 따로 준비해 두었던 사실에서 나온 것이다. 여기서 단술을 마련한다는 것은 곧 현사(賢士)에 대한 예우의 뜻으로 쓰인다. 3, 4구는 한고조 유방이 유자의 관을 쓰고 오는 자가 있으면, 그때마다 관을 벗기고는 그 안에 오줌을 누곤 하였다. 여기서는 한고조 유방이 유자를 업신여기며 모욕을 준 일을 말한다.

초원왕은 선비들을 대접했고 한고조 유방은 선비들은 업신여겼다. 11살 꼬마 시인은 유자를 모욕주던 한고조 유방을 초원왕과 대비해 비판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선비 대우의 극명한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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