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곡(李穀), 「황건(黃巾)」
39. 황건적의 등장 이유
民怨今應更似秦(민원금응갱사진) 백성 원망 지금 응당 진나라 때 같아서
狂夫一叫半黃巾(광부일규반황건) 미친 사내 절규하자 절반이 황건 썼네.
敢將妖術干天位(감장요술간천위) 감히 요술 부려서는 천자 자리 노렸지만
天意生渠爲黨人(천의생거위당인) 하늘이 저들 낸 건 당인(黨人)들 때문 이리.
이곡(李穀), 「황건(黃巾)」
[평설]
후한(後漢) 말기 상황은 진(秦)나라 때와 다를 바 없었다. 미친 사내는 장각(張角)을 가리킨다. 장각이 우두머리가 되어 황건적의 봉기를 일으켰다. 황건적의 지도부는 각종 주문과 치병(治病) 등 요사스러운 술책으로 백성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왕조를 전복시키고 천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마지막 구절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하늘이 황건적을 낸 것은 당인(黨人), 즉 환관과 외척 등 조정의 정치 세력 때문이라고 보았다. 시인은 결국 조정의 내분과 부패가 황건적의 난을 일으킨 근본 원인이었음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