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항(姜再恒), 「詠史」
41. 관우의 죽음과 하늘의 심판
雲長隻手擬回天(운장척수의회천) 운장은 한 손으로 사세를 돌리려다,
血灑麥城江水邊(혈쇄맥성강수변) 맥성의 강물 가에 핏줄 흩뿌렸네.
誰道阿蒙多勝筭(수도아몽다승산) 그 누가 아몽에게 승산 많다 하였던가
纔戕義烈鬼誅先(재장의열귀주선) 의인을 죽이자마자 귀신이 먼저 벌했네.
[原註: 여몽이 관우를 습격해서 맥성에서 목을 베었다가, 여몽은 상도 받지 못하고서 죽었다[呂蒙襲關羽, 斬於麥城. 蒙未及受賞而死]]
강재항(姜再恒), 「詠史」
[평설]
이 시는 관우의 죽음과 그를 죽인 여몽의 최후를 대비적으로 그리고 있다. 관우는 고군분투하다 맥성에서 여몽에게 죽임을 당했다. 한 손과 회천(回天)은 관우의 영웅적 기개를 잘 보여준다. 여기서 회천은 만회하기 어려운 사세(事勢)를 돌려놓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관우와 여몽의 죽음은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삼국지연의』에서는 10월 14일에 관우를 쓰러뜨리고, 12월 17일에 관우의 망령이 나타나 여몽의 멱살을 잡으며 "내가 누구인지 알겠느냐"고 말한 뒤 "나는 관우다"라고 외치자, 온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모두 피를 뿜는 것으로 그렸다. 이는 소설적 상상력이 가미된 것으로, 여몽은 병사(病死)하였다.
시인은 여몽이 상을 받기도 전에 죽은 것을 하늘의 심판으로 보았다. 의인을 해친 자가 곧바로 천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인은 관우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천도(天道)의 실현을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