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鄭栻), 「讀張良傳」
91. 장량의 복수심
恩深五世可忘耶(은심오세가망야) 다섯 대 깊은 은혜 어이 하여 잊으리오
國破宜君不顧家(국파의군불고가) 나라 망하자 마땅히 집안도 안 돌봤네.
大槩男兒天地恨(대개남아대지한) 세상처럼 엄청나게 커다란 사내 한은
秦車未碎博浪沙(진거미쇄박랑사) 진시황 탄 수레를 못 부순 일이라네.
정식(鄭栻), 「讀張良傳」
[평설]
이 시는 장량의 생애 초반에 있었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장량은 한(韓)나라 사람으로 조부와 부친이 한나라의 5대 왕에 걸쳐서 재상을 지냈다. 한나라가 망하게 되자 아우의 장례도 미루고 집안의 모든 재산을 쏟아부어 진시황을 저격할 자객을 구했다. 뒤에 창해 역사(滄海力士)를 시켜 박랑사에서 진시황(秦始皇)이 탄 수레를 공격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이 시는 사적인 영달이나 안위보다 나라를 위한 대의를 선택한 장량의 충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