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곡(李穀), 「영사(詠史)」, ‘여몽(呂蒙)’
43. 여몽의 눈부신 변화
誰要軍籌博士才(수요군주박사재) 그 누가 작전에 박사 재능 요구하랴.
粗知往事也恢恢(조지왕사야회회) 지난 일 대충 알아도 충분하기 때문이네.
阿蒙已似孫郞學(아몽이사손랑학) 여몽이 이미 손권의 학식과 비슷해졌으니,
魯肅應須刮目來(노숙응수괄목래) 노숙도 눈 비비고 다시금 봐야 하리.
이곡(李穀), 「영사(詠史)」, ‘여몽(呂蒙)’
[평설]
이 시는 여몽의 괄목상대(刮目相對) 고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손권(孫權)이 여몽(呂蒙)에게 군사적 책무를 맡기면서도 독서를 권했다. 여몽은 군무에 바쁘다고 처음에는 사양하였다. 이에 손권이 "내가 자네더러 경전을 연구해 박사가 되라는 게 아니야. 그저 지나간 일들을 대강이라도 익히라는 거지.[孤豈欲卿治經爲博士耶? 但當今涉獵見往事耳.]"라고 말했다.
이에 고무된 여몽은 부지런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타고난 총명함으로 곧바로 노학자들을 능가하는 식견을 보여주었다. 후에 노숙(魯肅)이 여몽과 담소를 나누다 그의 학식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을 보고 감탄하며 이렇게 칭찬했다. “자네가 무예에만 뛰어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학식 또한 깊고 넓구먼. 예전에 알던 여몽이 아니로구먼.[吾謂大弟但有武略耳, 至于今者, 學識英博, 非復吳下阿蒙.]” 이에 여몽이 답하기를 “선비는 며칠 만에도 몰라보게 달라지기에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야 하는 법이지요.[士別三日, 卽更刮目相對.]”라고 했다.
장수들에게 학자만큼의 깊은 학식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역사적 소양은 필수적이다. 여몽의 일화는 진정성 있는 배움의 자세와 꾸준한 정진이 있다면 놀라운 성장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