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378)

by 박동욱

378. 달빛과 함께 사람을 보내며(官齋曉起 送仲行臨分口號), 이기진(李箕鎭, 1687~1755)

고개 나무 무성하고 바다 기운 스산한데

객은 이른 밥 먹으며 새벽닭 울음 듣네.

다정해라 저 홀로 깨끗한 달이 떠서

천 리 길 그대 따라 함께 서쪽 향해 가리.

嶺樹沈沈海氣凄 行人蓐食聽晨鷄

多情獨有亭亭月 千里隨君共向西


[평설]

손님은 새벽 댓바람부터 떠날 채비를 한다. 나무들이 무성한 고개를 넘어야 하고 스산한 바닷 기운도 뚫고서 가야 한다. 밥이라도 챙겨 먹여 보낼 요량으로 새벽밥을 차려냈다. 그제야 새벽닭은 새벽을 알린다.

다행히도 하늘에 환히 달이 떠 있어 위안이 된다. 달빛이 랜턴처럼 그대와 함께 목적지까지 인도해 주리라. 그 달은 손님을 보내는 시인의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부디 잘 가시오! 내 마음이 그대와 함께 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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