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379)

by 박동욱

379. 끝내 만들지 못한 겨울옷[襄陽途中], 유몽인

가난한 여인 북 놀리며 눈물 뺨에 흥건하니

처음엔 낭군 위해 겨울옷 지으려 한 것이네.

아침에 세금 독촉 관리에게 갈라 줬는데

관리가 가자마자 다른 관리 다시 오네

貧女鳴梭淚滿腮 寒衣初欲爲郎裁

今朝裂與催租吏 一吏纔歸一吏來


[평설]

이 시는 유몽인이 강원도사(江原都事)로 부임하던 길에 목도한 민생의 참상을 그린 작품이다. 한 여인이 타지에서 고생할 남편의 겨울옷을 짜려 했으나, 세리들의 수탈로 그마저도 이루지 못했다. 여인의 눈물 젖은 베틀 앞 모습과 연이어 찾아오는 관리들의 모습을 대비하여 수탈의 가혹함을 드러냈다. 특히 '한 관리가 가자마자 다른 관리가 온다'라는 표현은 당시 수취 체제의 모순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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