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 꿈에서 나눈 대화[記夢], 김우옹(金宇顒)
객이 물었다 “애 낳으면 무엇을 가르치려나?”
강옹은 대답했다. “잘 모르겠소.
산속 사람 자식이 무슨 일 하겠소만
소먹이고 차 달이는 일이나 배우겠지요.”
客問生兒敎以何 岡翁對曰不知他
山人之子行何事 只學飼牛與煮茶
[평설]
이 시는 김우옹이 꿈속의 대화를 통해 자기 내면을 드러낸 작품이다. 김우옹은 남명과 퇴계 문하에서 수학한 학자이자, 기축옥사에 연루되어 유배를 겪었다.
자식 교육을 묻는 객의 질문에 강옹은 모르겠다고 답한다. 이는 기축옥사 이후 세상일에 뜻을 접은 체념과 다짐이다. 그저 소먹이고 차나 달이며 살겠다는 말속에 복잡한 정치판에 더는 발을 들이지 않겠다는 결심이 담겨 있다.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다. 사람 구실 하면서 소박하게 사는 삶도 가장 사람다운 삶의 방식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