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386)

by 박동욱

386. 험난한 벼슬길[謾成], 김정

벼슬길엔 바람 없어도 천 길 물결 일어나니,

본디부터 기울어져 편안한 배 드물었네.

누군가 뜨고 가라앉는 이치 만일 묻는다면

조정을 주시하며 그저 고개 흔들라 하리.

宦海無風千尺浪 由來傾側少安舟

有人若問浮沈理 注目雲天但掉頭


[평설]

이 시는 벼슬살이의 험난함을 배의 항해에 비유한 작품이다. 30대에 두 차례나 유배를 겪은 작자의 경험이 시에 절실히 담겨 있다. 별 탈 없어 보이는 벼슬길에는 언제든 위험이 도사린다. 2구는 불안정한 정치 현실에서 위험을 피해 갈 수 없음을 암시한다. 4구는 표면적으로는 순응하는 태도인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깊은 자조와 냉소가 깔려 있다. 결국 조정의 입맛에 맞게 행동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씁쓸한 현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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