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389)

by 박동욱

389. 절반쯤 핀 꽃[匪懈堂四十八詠 幷引], 성삼문(成三問)

나는 추위 견딜 자태 사랑하는데

반쯤 필 때 가장 좋은 때라 하겠네.

피기 전엔 안 필까 봐 두려워하고

핀 뒤에는 도리어 시들려 하네.

我愛歲寒姿 半開是好時

未開如有畏 已開還欲萎


[평설]

이 시는 동백꽃을 노래한다. 대부분의 꽃은 봄에 피지만, 모든 꽃이 꼭 봄에 피지는 않는다. 동백은 모든 꽃이 자취 감출 때 저 홀로 화려한 꽃을 피운다. 그래서 동백은 자신만의 시기에 전성기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되는 꽃이다.

여기 추위를 견디고 반쯤 핀 동백이 있다. 어떤 이들은 절반만 핀 꽃을 두려움과 안타까움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시인은 절반쯤 핀 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완전히 핀 꽃은 쇠락으로 향할 뿐이고, 피지 않은 꽃은 영영 피지 않을지도 모를 불안을 품고 있다. 그러나 반쯤 핀 꽃은 이미 시작된 희망과 아직 다 하지 않은 가능성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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