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다[無可無不可吟], 허목
한 번 가고 한번 옴은 정해진 이치이니,
만물은 본디부터 너와 나 없었다네.
이런 일, 이런 마음 모두가 이 이치인데
어느 것이 그르며 어느 것이 옳다하랴.
一往一來有常數 萬殊初無分物我
此事此心皆此理 孰爲無可孰爲可
[평설]
일상의 크고 작은 일들은 모두 자연스러운 순환의 흐름을 따른다. 이러한 순환 속에서 만물은 하나로 이어져 있기에, 본질적으로 '너'와 '나'의 구분이 없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너와 나를 구분하는 순간부터 다툼이 시작된다. 모든 일과 생각들도 이러한 이치에서 나온다. 결국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도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깨닫게 되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히면 타인을 이해하는 폭이 좁아진다.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는 능력이 곧 우리의 깊이를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