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 아버지의 휴식[謾吟], 안정복
산에 비 지나가고 뉘엿뉘엿 해지는데
외밭에 김 다 매고 다리 뻗고 앉았자니,
아이들 시냇물에 물고기가 올라왔다 하기에
또 한 번 실을 꼬아 낚싯줄 만들었네.
山雨過來夕照遲 瓜田鋤畢坐如箕
兒童報道溪魚上 又試經綸理釣絲
[평설]
이 시는 모두 8수의 절구 가운데 한 편이다. 1757년 광주에 순암(順菴)을 짓고 살 때에 썼다. 해는 저물어 가고 산에 내리던 비도 그쳤다. 오이 밭에 김을 어느새 다 매고 그제야 다리 뻗고 한숨을 돌린다. 그런데 아이들이 황급하게 달려와서 말한다. “시냇물에 물고기 올라와요” 아버지는 몸이 피곤한 것도 잊어 버리고, 주섬주섬 실을 꼬아서 낚싯줄을 만든다. 아이들과 함께 한바탕 시냇가에서 놀아볼 요량으로 마음이 들뜬다. 아이가 행복하다면 휴식을 낚시와 맞바꿔도 좋은 일이다. 별일 아닌 저녁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참고]
『大東詩選』과『海東詩選』 등 여러 시선집에 수록된 그의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