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 늙은 기생[老妓], 정추(鄭樞)
찬 등불 외로운 베개에 하염없이 눈물 나니
비단 장막, 은 병풍은 어젯밤 꿈 되버렸네.
외모로 사람을 섬기면 끝내 버림당하리니
비단부채 잡고서 가을바람 원망 말라
寒燈孤枕淚無窮 錦帳銀屏昨夢中
以色事人終見棄 莫將紈扇怨西風
[평설]
차가운 밤 등불과 외로운 베개에 홀로 누워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니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낭군에게 사랑받으며 온갖 호사를 누리던 시절, 비단 장막과 은 병풍으로 둘러싸였던 지난날은 이제 꿈속의 일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외모로 사람을 섬기는 일은 그 아름다움이 시들면 사랑도 함께 자연스레 사라지는 법이다. 비단부채가 봄여름에는 귀하게 쓰이다가 가을이 되면 버려지듯, 늙어 버림받은 기생의 운명을 한탄하지 말라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