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09)

by 박동욱

409. 군밤 구워 주기[戲題], 이익

군밤이 온갖 혈맥 통하게 한다 들었으니

죽어라 등불에다 구워서 깊은 맛 내네.

증손자 밤새도록 먹여 달라 졸라대니

팔순 노인이 네 살 아이 데리고 먹이네.

火棗吾聞百脈通 辛勤燈焰炙成濃

曾孫鎭夜來求哺 八耋翁携四歲童


[평설]

이 시는 이익의 74세 작품으로 겨울밤 군밤을 구워주는 정경을 그리고 있다. 군밤이 몸에 좋다 들어서 애써서 등불에 군밤을 굽는다. 밤새도록 먹여 달라 조르는 네 살배기 증손주와 그 응석을 선뜻 받아주는 팔순 노인의 모습이 해학적이다. 증손주의 응석을 받아주며 밤을 굽는 모습에서 할아버지의 손주를 향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소박한 일상의 한 장면을 통해 조손(祖孫) 간의 정이 가슴 따뜻하게 전해진다.


[참고]

화조(火棗) : 여기서는 군밤을 가리키나, 본래는 금단(金丹)보다도 약효가 뛰어나서 복용하기만 하면 날개가 돋아 공중을 날 수 있다는 전설상의 선과(仙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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