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11)

by 박동욱

411. 간신배[雲], 정가신(鄭可臣)

구름이 진흙에서 생기자마자,

동서남북 멋대로 마구 다니네.

장맛비 되어 마른 초목 살린다 하나

괜스레 해와 달빛 가리는구나.

一片纔從泥上生 東西南北已縱橫

謂爲霖雨蘇群槁 空掩中天日月明


[평설]

정가신이 간신배의 실체를 구름에 빗대어 통렬히 비판한 작품이다. 먼저 구름이 진흙에서 생긴다고 하여 천박한 출신이 갖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여기서 구름은 간신배를 가리킨다. 간신배가 한번 득세하게 되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지 않는 곳이 없다. 본인들은 다 백성들을 위한다고 허울 좋은 말을 늘어놓지만, 결국 군주의 총명함만 가릴 뿐이다. 예나 지금이나 간신들은 충신의 외피를 두르고 있어 분별이 쉽지 않다. 자신의 영달과 이익을 위해서 살지만, 영악한 처세에 능하기에 백성과 군주를 손쉽게 기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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