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27)

by 박동욱

427. 돈의 힘[錢], 윤기

잘못된 송사도 바르게 만들 수 있고,

용서할 수 없는 허물도 속죄할 수 있네.

소원한 이도 갑자기 친해질 수 있고

미운 이도 변하여 가까운 이웃 되네.

순식간에 사슴이 말로 변하고

느닷없이 흰색이 검은색 되네.

可直非理訟 可贖難貰愆

疎可幻作親 憎可變爲憐

轉眄鹿是馬 俄忽白亦玄


[평설]

윤기의 50운(韻) 장시(長詩) 중 일부분이다. 돈은 세상의 모든 것을 뒤바꿀 만한 힘이 있다. 잘못된 송사도 이길 수 있게 하고, 용서받기 힘든 죄도 면할 수 있게 한다. 서로 멀었던 사이를 하루아침에 가깝게 만들고, 원수지간도 이웃으로 만든다.

마지막 두 구절은 돈이 가진 무서운 힘을 잘 보여준다.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것은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 일이며, 흰 것을 검다고 우기는 것은 잘못을 올바름이라 강변하는 일이다. 이렇듯 돈은 진실과 정의를 뒤바꾸고, 사람의 도리마저 허물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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