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32)

by 박동욱

432. 들밥 내가는 풍경[楸洞午饁], 채제공

연기 나는 농가에서 기장밥 더디더니

살구꽃 핀 울타리 옆 낮닭이 울어대네.

시골 할멈 들밥 차려 서쪽 밭에 내가는데

늙은 개 앞장서고 어린애 뒤따르네.

煙火田家炊黍遲 杏花籬畔午雞時

村婆饁向西疇去 老犬前行後稚兒


[평설]

점심때가 되자 시골 할머니가 들밥을 준비한다.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기장밥은 익어간다. 살구꽃 핀 울타리 아래서는 낮닭이 운다. 할머니는 정성껏 준비한 들밥을 들고 서쪽 밭으로 향한다. 늙은 개가 앞장서고 어린 손자가 뒤따른다. 할머니와 손자, 그리고 개의 아름다운 연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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