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52)

by 박동욱

452. 무심하고 한가롭게[縱筆], 김시습(金時習)

푸른 산 창과 같고 달은 고리 같으며

구름 절로 무심하고 달빛은 한가롭네

득실과 죽고 삶이 언덕 흙 다름없어

청산을 바라보며 부는 휘파람만 못하리

靑山如戟月如環 雲自無心月等閑

得失浮休兩丘土 不如孤嘯對靑山

[평설]

이 시는 자연의 영원성과 인생의 무상함을 대비하며 참된 삶의 의미를 성찰한다. 창처럼 솟은 산, 고리처럼 둥근 달은 자연의 위엄과 완전성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구름의 무심함과 달빛의 한가로움은 자연이 보여주는 초연한 경지를 보여준다.

후반부에서는 인간사를 조망한다. 득실과 무상한 삶을 언덕의 흙에 비유하여 세속적 가치의 덧없음을 드러낸다. 마지막 구절의 ‘휘파람’은 자연과 하나 되는 정신적 해방을 상징한다. 세속의 가치를 부정하기보다, 그것을 초월하는 더 큰 깨달음을 전한다. 자연과 하나 되어 사는 삶의 자세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길임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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