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58)

by 박동욱

458. 아비 되지 못한 슬픔[傷無子], 이맹균(李孟畇)

옛적부터 인간의 도가 시작된 이래로

대대로 이어져서 이 몸에 이르렀네

무슨 죄지었기에 하늘이 버리시어

아비 되지 못하고서 흰 머리만 늘어가네.

自從人道起於寅 父子相傳到此身

我罪伊何天不吊 未爲人父鬢絲新


[평설]

이 시는 문혜공 이맹균이 자식이 없는 비통한 심정을 담았다. 시작과 출발을 상징하는 '인(寅)'에서 시작된 인간의 도리가 부자 관계를 통해 대대로 이어져 왔다. 이는 자식을 두어 가문을 잇는 것이 인간의 기본 도리임을 강조한다.

후반부에서는 개인적 비극으로 시선을 옮긴다. 자식이 없는 것을 자신의 죄로 여기며 하늘의 버림을 받았다고 자책한다. 조선 시대에 자식이 없다는 것은 개인적 차원의 비극이 아니다. 가문 계승의 책임을 완수하지 못한 죄의식도 함께 감수해야 했다. 그의 비극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질투심이 많고 독살스러운 부인 때문에 집안에 우환이 있었다. 결국 이 일로 인하여 귀양살이하다가 죽었다.

애초에 자식을 원하지 않는 것이야 문제 될 것이 어디 있겠나? 그렇지만 아이를 간절히 원할 때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처럼 부부간에 더 아픈 일도 없다. 여기 아빠가 되지 못한 슬픈 목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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