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7. 반달[半月], 김안국(金安國)
신주가 깨어진 건 용과 물고기 다퉈서고
은두꺼비 쪼개 죽여 벌레가 반 먹었네.
망서가 넘어지며 수레 고삐 놓치더니
굴대, 바퀴 망가져서 제구실 못하였네.
神珠缺碎鬪龍魚 剔殺銀蟾半蝕蛆
顚倒望舒仍失馭 軸亡輪折不成輿
[평설]
이 시는 반달의 모습을 다양한 신화적 이미지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달의 결손을 신주(神珠)의 파손, 은두꺼비의 훼손, 수레의 파괴라는 세 가지 상징을 통해 절묘하게 표현했다.
달을 상징하는 신주(神珠)가 용과 물고기의 다툼으로 깨어지고, 은두꺼비가 벌레에게 먹히며, 달의 마부인 망서(望舒)가 수레를 망가뜨리는 세 장면이 연달아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달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 즉 반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탁월한 시어 운용이다. 문생이 제시한 어(魚)ㆍ저(蛆)ㆍ여(輿) 석 자의 운자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시상을 전개했다. 하나의 자연 현상을 다양한 신화적 모티프로 형상화한 상상력이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