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68)

by 박동욱

468. 어떤 입춘방[庚寅春帖,‘大門’], 김안국

만백성 굶주려서 도랑을 구르려는데

어찌 한 집만 차마 배불러 근심 없으랴.

새해엔 일신 소원 기원할 틈 없으니

풍년의 노랫가락 온 세상 퍼지기를

萬姓呼飢欲轉溝 一家寧忍飽無憂

新年未暇祈私願 豐樂謠歌遍八區


[평설]

이 시는 경인년 입춘에 쓴 춘첩(春帖)이다. 춘첩은 입춘방과 같은 것으로, 새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며 대문이나 기둥에 붙이는 글귀다. 그러나 작가는 개인의 소원 대신 백성의 굶주림을 걱정했다. 백성들이 극심한 기근에 고통을 받는데, 일부 가문만 호의호식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는 관리로서 책임감과 도덕적 자각을 보여준다. 말미에서 개인의 소망과 기원은 접어두고 오직 풍년을 기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처럼 입춘방을 통해 개인의 영달이 아닌 백성의 행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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