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82)

by 박동욱

482. 항상 배고픈 이유[田婦歎], 이달충(李達衷)

열흘 넘는 장맛비에 오래 밥도 못 짓는데

문 앞에 있는 보리 이제 막 영글었네.

날 개면 베려 했는데 개다 다시 비가 오니

배 부르려 품 팔아도 또다시 허기지네.

霖雨連旬久未炊 門前小麥正離離

待晴欲刈晴還雨 謀飽爲傭飽易飢


[평설]

이 시는 장마철 농촌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준다. 장맛비는 야속하게도 열흘이 넘게 쏟아져 내렸다. 비가 쏟아지니 문 앞에 영근 보리는 베지 못하고 쫄쫄 굶고 있다. 그런데 날이 개어서 주섬주섬 낫을 챙겨 문 앞 보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또다시 비가 쏟아진다. 문 앞 보리를 베는 것은 포기하고 품팔아서 당장의 허기를 채우려 하지만 그러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품삯을 받는다. 배고픔을 면할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인가? 가난은 늪과 같아서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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