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81)

by 박동욱

481. 늦깎이 꾀꼬리[八月聽鸎], 윤기(尹愭)

팔월의 꾀꼬리 소리 들을수록 새로워서

맑고 고운 온갖 소리 봄보다 더 낫구나.

따스한 봄날에는 새들 따라 울기 싫어

가을 매미 떠난 뒤에 저 홀로 울어대네.

八月鸎聲聽更新 淸嬌百囀勝如春

應嫌暖日隨羣鳥 特占寒蟬以後辰


[평설]

이 시는 윤기가 59세에 썼다. 꾀꼬리는 보통 봄에 울지만, 이 꾀꼬리는 팔월이 되어서야 울었다. 늦게 우는 꾀꼬리 소리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봄날에는 모든 새들이 울어댄다. 그때는 남들 따라 울어대기 싫어해서 매미마저 떠난 뒤에 홀로 운다. 세상과 섞이지 않으려는 고고한 정신이 느껴진다.

꽃들은 봄에 피지만 모든 꽃이 봄에만 피는 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새도 봄에 많이 울지만 모든 새가 봄에만 울지는 않는다. 이 꾀꼬리는 모든 새가 다 울음을 그쳤을 때 한바탕 울어댄다. 지금이 늦게 찾아온 전성기라며 세상에 목소리를 높여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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