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6. 손자에게 남긴 말[示小孫], 안정복
젊은 날 빈둥대며 책 읽지 않는다면
늙어서는 성취 없이 쓸모없는 존재되리.
가난한 삶 후회해도 도움 되지 않을 거니
손자에게 나를 닮지 말라고 분부하네.
少日優遊不讀書 晩塗成就似黔驢
窮廬悔切將無補 分付兒孫莫我如
[평설]
이 시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교훈을 전하는 작품이다. 젊은 시절에 공부는 하지 않고 놀기만 했더니 늘그막에 무용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할아버지의 뼈아픈 체험이었다. 이러한 체험은 뼈아픈 후회와 간절한 당부로 이어진다. 늙어서의 가난함은 젊은 날의 게으름 탓이었다. 그렇기에 손자만큼은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랐다.
이 시는 뼈저린 자기반성을 통해 나온 인생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할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말고 손자 아이가 젊은 날부터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여, 늙어서 풍성한 성취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젊은 날의 나태와 태만은 늙어서의 가난과 곤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인생은 방황할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