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한시 365수 (497)

by 박동욱

497. 장수를 축하하며[沈同知禹瑞壽詩], 황현

등불의 아래서도 안경 없이 잘도 보고

얼큰히 취하여도 지팡이 필요 없네.

물가 밭 무 뿌리는 옥처럼 새하얀데

그대 베어 무는 소리 듣기가 참 좋았네.

燈下無煩靉靆明 醉中不待杖藜行

渚田蘿葍根如玉 正好聞君嚼破聲


[평설]

이 시는 황현이 1900년에 46세의 나이에 동료 관리 심우서의 장수를 축하하며 쓴 작품이다. 시력이 좋아서 등불 아래서도 안경이 필요 없고, 술 한잔 걸쳐도 지팡이 없이 걸을 수 있으며, 이도 튼실하여 밭에 무를 쑥 뽑아 우두둑하고 씹어 먹었다.

노화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건강한 모습을 예찬했다. 노년의 건강함을 시력, 걸음걸이, 치아 같은 일상적인 소재로 생생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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