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117

신광한(申光漢),「주발(周勃)」

by 박동욱

한나라를 다시 세운 장군, 주발

能恢漢業在寬仁(능회한업재관인) 한나라 대업 되살린 건 관용에 있었으니

先帝三章代暴秦(선제삼장대폭진) 선제의 약법삼장 진의 폭정 대신했네.

太尉當年非失問(태위당년비실문) 태위의 그 물음은 헛되지 않았으니

六軍都是爲劉人(육군도시위유인) 그 모든 군사들이 유씨 위해 일어섰네.

신광한(申光漢),「주발(周勃)」


[평설]

이 시는 한나라의 중흥을 이끈 장군 주발을 찬양한다. 1구는 한나라가 진나라의 가혹한 통치를 뒤엎고 관용으로 민심을 얻었음을 강조한다. 유방은 진의 복잡한 법을 버리고 살인, 상해, 도둑질만 처벌하는 간명한 삼장법으로 백성의 신뢰를 샀다. 권력은 주먹으로 쥐어도, 통치는 손바닥을 펴야 한다.

그러나 여후 집권기엔 이 정신이 퇴색했고, 주발이 여씨 일족을 제거하며 한나라의 정통성을 회복했다. 3구는 주발의 결정적 순간을 그린다. 여후 사후, 그는 군대 앞에서 “여씨를 따르는 자는 오른팔, 유씨를 지키는 자는 왼팔을 들어라.”라고 외쳤고, 모든 병사가 왼팔을 든 장면은 한나라의 정통성이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단순한 무력을 통한 진압이 아니라, 민심과 군심이 하나 된 진정한 승리였다. 주발은 여씨를 제거한 후 한 문제를 옹립하며 한나라의 계승 원칙을 지켰다.

주발은 칼을 쥔 손에 관용의 마음을 품었다. 그의 행동은 권모술수가 아닌 원칙적 결단이었고, 한나라의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피워냈다. 나라의 위기에 주저 없이 일어나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모습은 진정한 충신의 모습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