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륭(屠隆)의 사라관청언(娑羅館淸言)
12. 아름다움과 무상함
풀빛과 꽃향기를 즐기러 온 사람은 그 흥취를 감상하지만, 복숭아꽃 피고 매화꽃 질 때, 달사는 그 무상함을 깨닫는다.
草色花香, 遊人賞其有趣; 桃開梅謝, 達士悟其無常.
[평설]
같은 자연도 보는 이에 따라 다르다. 놀러 나온 사람은 풀빛과 꽃향기를 볼 때 빛깔과 향기에만 빠져 감상한다. 그러나 깨달은 사람은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고서 삶의 무상함을 깨닫는다.
보통 사람은 현상의 아름다움에만 취해 있지만, 깨달은 사람은 그 속에 담긴 생멸의 진리를 본다. 같은 꽃을 보아도 어떤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즐거움이 될 수도 있고, 깨달음이 될 수도 있다. 현상의 이면을 보지 못하면 그저 겉모습만 봤을 뿐이다. 무상함을 알지 않고서 어떻게 진정한 아름다움을 논할 수 있겠는가?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상함을 깨달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