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복(惜福): 복을 아껴 써라 1
어른의 태도: 흔들리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조선의 스무 가지 원칙
1. 석복(惜福): 복을 아껴 써라
석복은 말 그대로 복을 아낀다는 뜻이다. 넘치는 것을 경계하고 검소하게 생활하여, 주어진 행운을 오래도록 누리려는 지혜다. 사람들은 보통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최고의 행복이라 여기지만, 옛사람들은 그때를 가장 위험한 순간으로 보았다. 세상 사람들은 나에게 관대하지 않다. 페이스북의 ‘좋아요’ 숫자가 늘어날수록, 보이지 않지만 ‘싫어도’의 숫자도 함께 늘어난다. 그러니 자만하며 자신의 복을 과시하지 말아야 한다. 누릴 수 있는 부가 아무리 많아도 물건은 아껴 쓰고, 가진 권력이 아무리 커도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 것. 이것이 나를 지키는 첫 번째 원칙이다.
정상에 섰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
승진이나 합격의 순간은 개인과 가문의 영광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순간 위기가 싹튼다. 성취를 하면 내면으로는 교만해지기 쉽고 밖으로는 선망과 질시를 받게 된다. 마음이 느슨해지면 다른 사람의 공격 대상이 되기에 십상이다. 운과 복이 들어오는 문이 열릴 때, 재앙의 문도 함께 열린다.
1) 나의 성공을 경계한다
용재(容齋) 이행(李荇, 1478~1534)이 재상에 임명되던 날 크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덕도 없으면서 자리만 높아졌으니,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그는 항상 송나라 왕증(王曾)의 ‘은출원귀(恩出怨歸)’, 즉 “은혜는 (위에서) 나오고 원망은 (나에게) 돌아온다”라는 말을 재상으로서 지켜야 할 본분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요행으로 출세를 꾀하던 자들 중에는 그를 원망하는 이도 있었다.
이행은 재상 자리의 기쁨보다 그 무게를 먼저 보았다. 그러면서 왕증의 은출원귀를 마음에 새겼다. 은출원귀란 좋은 일은 임금의 덕으로 돌리고, 궂은일이나 원망 들을 일은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결기다. 막강한 권한만 누리고 책임은 피하려는 요즘의 관료들과는 정반대의 태도다. 이행 주변 인물 중에 이행에게 청탁을 해서 한자리 얻어보려던 사람들은 도리어 그를 원망했다고 한다. 공적인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원망조차 감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