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조선의 스무 가지 원칙

6장 빙조(氷操): 티끌 하나 허락하지 않는 마음

by 박동욱

6장 빙조(氷操): 티끌 하나 허락하지 않는 마음

빙조(氷操)는 빙벽절조(氷蘗節操)의 준말로 차가운 얼음물을 마시고 쓰디쓴 황벽나무를 씹는다는 의미다. 그만큼 청고(淸苦)한 생활을 감내하며 절조(節操)를 지킨다는 뜻이다. 조선의 선비들은 권력과 재물 앞에서 흔들리지 않았고, 가난해도 비굴하지 않았으며,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스스로를 속이지 않았다. 외부의 평가가 아니라 내면의 엄격함을 삶의 기준으로 삼았다.

조선 사회는 신분과 파당, 가문으로 뒤얽혀 있어서 개인이 권력과 청탁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웠다. 청렴은 작게는 자신에게 손해를 가져다주고 크게는 자신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기도 했다. 청렴이 개인의 도덕적 선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칫 집단과의 불화를 일으키는 불씨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뇌물을 거절하다가 목숨을 걸어야 했고, 어떤 이는 관아의 자리 하나라도 집에 가져오지 않았다. 또 어떤 이는 고을을 떠날 때 따라온 망아지를 도로 돌려보냈고, 어떤 이는 관청의 낡은 새끼줄 하나도 사사로이 쓰지 않았다. 어떤 이는 비가 새는 초가집에서 웃으며 살았고, 어떤 이는 굶어 죽을지언정 부정한 쌀을 입에 대지 않았다. 이 장은 조선 최고의 청백리들이 남긴 결기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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