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한 얼굴과 맑은 마음
추한 얼굴과 맑은 마음
고려의 주문절(朱文節) 열(悅)은 얼굴이 못생기고 코는 썩은 귤과 같았다. 안평공주가 처음 고려에 도착해서 여러 신하와 연회를 베풀 때, 공이 일어나 축수를 올리자, 공주가 왕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늙고 추악한 귀신을 제 앞에 가까이 오게 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용모는 귀신처럼 못났어도, 마음씨는 물처럼 깨끗하오.”
공주가 이 말에 안색을 고치며 그를 공경하는 예로 대하였다.
안평공주는 원나라 세조의 딸로, 고려 충렬왕에게 시집온 왕비다. 낯선 땅에 처음 도착해 신하들과 처음 대면하는 자리였다. 주열은 어찌나 못생겼는지 늙은 추악한 귀신을 쏙 닮아 있었다. 오죽하면 공주가 놀라 이런 사람을 제 앞에 서게 했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왕은 주열이 용모는 못생겼지만, 마음만은 비단결 같다고 말한다.
미녀와 야수나 슈렉은 모두 못생긴 이의 아름다운 내면을 알아보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진정한 안목은 보이는 것을 의심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다. 생긴 것이 인성이나 실력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실생활에서 이런 우를 쉽게 범한다. 공주는 왕의 말을 듣고 깨우친 바가 있게 되었다. 보이는 모습에 놀랐지만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려고 노력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