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 사람의 음식남녀 71

『食色紳言』,[明]龍遵 著

by 박동욱

[18] 더러운 것을 담아 놓은 가죽 부대


옛날에 어떤 임금이 음욕(淫欲)이 있었다. 스님이 게송을 써서 간하였다.

“눈은 눈곱과 눈물의 소굴이 되고, 코는 더러운 콧물의 주머니입니다. 입은 침의 그릇이고, 배는 똥과 오줌을 저장하는 창고입니다. 다만 왕께서 지혜로운 안목이 없으시면 여색에 깊이 빠져 들게 됩니다. 소승은 이것을 보기를 나쁘게 여겨서 출가하여 도량에서 도를 닦았습니다”

또 「기녀(伎女)」라는 게송에 이르렀다.

“네 몸은 뼈다귀가 서 있는 데에, 가죽과 살이 서로 칭칭 묶고 있네. 더러운 것이 내면에 꽉 차서 좋은 물건 하나도 없게 되네. 가죽 부대에 더러운 것 담은 것들이 아홉 구멍에서 언제나 흘러나오네. 구더기가 똥을 좋아하는 것과 같이 어리석은 이의 몸도 이와 다를 것 없네.”

또 시에 이르렀다.

“피부 속에 똥, 오줌만 찼을 뿐인데, 억지로 애교를 떨어서 남을 속여서는 홀리네. 천고의 영웅들이 모두 다 여기에 빠져 한 평생이 하나의 티끌로 변하였다네.”


  昔有國王淫慾, 比丘以偈諫曰: “目爲眵淚窟, 鼻是穢涕囊, 口爲涎唾器, 腹是屎尿倉. 但王無慧目, 爲色所耽荒. 貧道見之惡, 出家修道場.” 又《伎女》偈曰: “汝身骨幹立, 皮肉相纏裹, 不淨內充滿, 無一是好物. 皮囊盛汚穢, 九孔常流出. 如廁虫樂糞. 愚貪身無異.” 又詩云: “皮包骨肉並尿糞, 強作嬌嬈誑惑人. 千古英雄皆坐此, 百年同作一坑塵”




[평설]

아무리 아름다운 미인의 몸이라도 따지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눈, 코, 입, 배는 각각 눈곱, 콧물, 침, 똥과 오줌을 저장하는 곳에 불과하다. 또 몸은 뼈다귀가 서 있는 곳에 가죽과 살이 붙어 있는 것이며, 아홉 개의 구멍에서는 더러운 것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그러니 이런 몸에 집착하는 것이야말로 변소에서 똥을 좋아하는 구더기와 다를 바 없다. 수많은 영웅들이 이 하찮아 보이는 몸뚱이에 빠져 평생을 그르쳤다. 마지막에 소개된 시는 『五洲衍文長箋散稿』에도 보이는데 여기에서는 저자가 무실야부(務實野夫)라고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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