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色紳言』,[明]龍遵 著
[21] 두려운 세상 살이
불경에 이른다. “아! 세상은 매우 두려울 만하다. 이곳이 속임수여서 사랑할 만한 일이 없는 것은 마치 화병(畫瓶)에다 여러 가지 더러운 것과 독을 담은 것과 같고, 이곳이 넘기가 어려워서 스스로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은 늙은 코끼리가 저 깊은 진흙탕에 빠진 것과 같으며, 이곳이 자신을 불태우는 것은 마치 나는 나비가 밝은 촛불에 날아드는 것과 같고, 이곳이 두려운 것은 맹인이 깊은 계곡에 임하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것은 날카로운 칼에 꿀을 발라 놓으면 어리석은 사람이 지혜가 없어서 그것을 핥아서 그 맛을 구하는 것과 같고 이곳이 모든 선법(善法)을 없애서 남음이 없게 함은 마치 겁화(劫火)에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것과 같다.”
經云: “咄哉世間, 甚可怖畏. 此處虛誑, 無有可愛, 猶如畫瓶, 盛諸穢毒. 此處難越, 不能自出, 猶如老象, 溺彼深泥. 此處自燒, 猶如飛蛾, 赴於明燭. 此處危懼, 猶如盲人, 臨於深谷. 此處能傷, 猶如利刀, 塗之以蜜, 愚人無智, 舐而求味. 此處滅諸善法, 無有遺餘, 猶如劫火, 焚燒一切.”
[평전]
세상은 온통 두려운 것들이다. 속임수 투성이여서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에는 더러운 것과 독들이 가득하다. 또, 온갖 관계와 이해 속에 얽혀 있어서 빠져 나오기 쉽지 않다. 나는 나비가 불 속에 뛰어드는 것처럼, 맹인 깊은 계곡에 서 있는 것처럼, 칼에 발라 놓은 꿀에 혀를 가져다 대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일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게다가 선법은 모든 것이 태워져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남아 있기 힘들다. 아! 알고 보면 너무 두렵다. 두려운 줄 모른다는 것은 정말 두려워 할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