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色紳言』,[明]龍遵 著
[22] 독사보다 무서운 여색
영가(永嘉)에 이른다.
“평범한 사람들이 흐리멍덩하게 되는 것은 정욕에 빠졌기 때문이다. 노는 데에 정신이 팔려서 정신이 어지러운 데도 그 잘못을 알지 못하는 것이 꽃에 순지르기 하다가 독사가 도사리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
지혜로운 사람이 그것을 보면 독사의 입과 곰과 표범의 발톱, 맹렬한 불과 뜨거운 철에 비유하기에도 충분하지 않다. 구리로 만든 기둥과 철로 만든 상은 등과 창자를 불에 데어 문드러지게 하고 피와 살이 썩게 하며, 아픈 것이 골수에 사무치게 만든다. 이와 같이 보면 오직 괴롭기만 하고 즐거운 것은 없으니 가죽 주머니에 똥을 담은 것이고, 피고름이 모여 있는 곳이다. 밖에다가는 향기로운 것을 빌려 발랐으나, 안으로는 오직 고약한 냄새가 나고 더러운 것일 뿐이다. 더러운 것이 흘러넘치고 벌레와 구더기가 머무는 곳이다. 지혜 있는 자가 그것을 보면 털과 머리털, 손톱과 치아, 다양한 두께의 피부, 살과 피, 땀과 눈물, 콧물과 침, 고름과 문드러진 살, 힘줄과 핏줄과 뇌막, 누른 가래와 흰 가래, 간과 담과 골수, 지라와 허파, 신장과 위, 심고(心膏)와 방광, 대장과 소장 등 이와 같은 종류의 물건은 하나하나는 사람은 아니다. 인식작용[識風]이 치고 두드리는 것이 속여서 친한 벗인 척 하지만 그 실상은 원망과 투기이니 덕을 그르치고 도를 막아서 허물이 매우 무겁다. 그러니 응당 멀리 떨어져서 원적(怨賊, 사람의 목숨을 해치고 재물을 빼앗는 도둑 )을 피하는 것과 같이 해야 한다. 이런 까닭으로 지혜로운 자가 그것을 보면 독사와 같이 생각하여서 차라리 독사를 가까이 할지언정 여색을 친근히 해서는 안 된다.”
永嘉云: “凡夫顛倒, 爲慾所醉, 躭荒迷亂, 不知其過. 如捉花艹+空, 不悟毒蛇. 智人觀之, 毒蛇之口, 熊豹之手, 猛火熱鐵, 不以爲喻. 銅柱鐵牀, 燋背爛腸, 血肉麋潰, 痛徹心髓. 作如是觀: 唯苦無樂, 革囊盛糞, 膿血之聚, 外假香塗, 內唯臭穢, 不淨流溢, 蟲蛆住處. 智者觀之, 但見毛髮爪齒, 薄皮厚皮, 肉血汗淚, 涕唾膿腈, 筋脈腦膜, 黃痰白痰, 肝膽骨髓, 脾肺腎胃, 心膏膀胱, 大腸小腸, 如是等物, 一一非人. 識風鼓擊, 詐爲親友, 其實怨妒, 敗德障道, 爲過至重, 應當遠離, 如避怨賊, 是故智者觀之, 如毒蛇想, 寧近毒蛇, 不親女色.”
[평설]
이 글은 『영가집(永嘉集)』에 실려 있다. 매우 긴 호흡의 글이지만 담고 있는 뜻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여색에 빠지다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큰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알고 보면 사람의 몸처럼 더러운 것도 없는데 거기에 흠뻑 빠지게 된다. 여색은 속여서 친한 벗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원적(怨賊)이라고 정의한 말이 이 글의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