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밝히는 지혜 -명심보감 123

by 박동욱

14. 석 자 되는 무덤으로 돌아가지 않고서는 백년의 몸을 보전하기 어렵고, 이미 석 자 되는 무덤으로 돌아가서도 백 년 동안 무덤을 지키기 어렵다.


未歸三尺土하여는 難保百年身이요 已歸三尺土하여는 難保百年墳이니라




[평설]

살아서나 죽어서나 한 치 앞의 일도 알기 어렵다. 망신이나 실수 없이 한 평생을 마치고 무덤에 묻히는 것도 쉽지 않다. 또, 무덤에 묻힌다 해도 이장(移葬)이나 부관참시(剖棺斬屍)로 예기치 않게 시신이 무덤 밖으로 꺼내질 수도 있다. 살아서는 제 운명대로 수명을 누리고, 죽어서는 아무런 해도 없이 영면(永眠)의 시간을 갖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다.

김창흡(金昌翕, 1653∼1722)의「갈역잡영(葛驛雜詠)」에는 “관 뚜껑 덮고서도 모를 일 또 있나니, 자손들 많고 보면 묘 파헤쳐 옮겨가네. 살아선 좋은 집에 오랫동안 편하다가, 죽어선 떠돌나니 어이 아니 슬프리오.[蓋棺猶有事難知 子大孫多被掘移 生存華屋安身久 死作飄蓬豈不悲”라 나온다. 명당을 찾아 나선 후손들의 이기심 때문에 선조는 죽어서도 편히 쉴 틈이 없다.


고흐, 침실.jpg 고흐,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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