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며

그 사람 마지막 한시

by 박동욱


세상을 뜨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시를, 절명시(絶命詩), 절필시(絶筆詩), 임명시(臨命詩), 임형시(臨刑詩), 사세시(辭世詩), 필명시(畢命詩), 자만시(自挽詩)라고 한다. 병으로 인해 회복이 불가능할 때나, 스스로 순절(殉節)을 결심하며 결행하기 전, 또는 정치적인 이유로 처형되기 전에 쓴 작품들로, 모두 죽음을 돌이킬 수 없을 때 전하는 마지막 전언(傳言)인 셈이다.

절명시나 자만시 모두 자신의 죽음을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절명시는 자만시보다 죽음과 더 지근(至近)한 거리에 있다. 자만시가 언제 맞을지 모를 죽음을 예비하는 성격이라면, 절명시는 회생(回生)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삶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성격이 강하다. 표제(表題)가 자만(自挽)으로 되어 있지만, 죽음에 임박해서 지은 시라면 절명시로 분류하는 것이 온당해 보인다.

절명시는 다른 어떤 문학 작품보다 죽음에 근접해 있다. 죽음을 예기해서도, 타인의 죽음을 목격해서도 아닌 자신의 죽음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기록인 셈이다. 절명시가 아직도 유효한 메시지가 되는 이유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직은 살아있는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전언이기 때문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박선생의 세상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