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염계 선생이 말하였다.
“영악한 자는 말을 잘하고 어수룩한 자는 침묵을 지키며, 영악한 자는 수고롭고 어수룩한 자는 편안하다. 영악한 자는 남을 해치고 어수룩한 자는 덕이 있으며, 영악한 자는 흉(凶)하고 어수룩한 자는 길(吉)하다. 아! 천하가 어수룩하면 형벌로 다스리는 정치가 사라져서, 윗사람(임금)은 편안하고 아랫사람(백성)은 순종하여, 풍속은 맑아지고 폐단은 없어지리라.”
濂溪先生曰 巧者言하고 拙者黙하며 巧者勞하고 拙者逸하며 巧者賊하고 拙者德하며 巧者凶하고 拙者吉하나니 嗚呼라 天下拙이면 刑政이 撤하여 上安下順하며 風淸弊絶이니라
[평설]
이 글은 주돈이의 「졸부(拙賦)」에 나온다. 여기 영악함[巧]과 어수룩함[拙] 두 갈래의 길이 있다. 어수룩한 것은 언뜻 보면 손해보고 모자라 보인다. 그러나 군자의 길은 어수룩한 길이고, 소인의 길은 영악한 길이다. 글 말미에서는 세상이 어리숙해 질 것을 강조하여 약삭빠르게 영악함만을 추구하는 세상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