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좌우명-
내 몸을 지켜라
옛날 현명한 사람에게 들으니 몸 지키기를 나라를 지키는 것 같이 하라 했다. 의지를 장수로 삼고 기를 병사로 삼으며, 주경(主敬)을 성곽으로 삼으면 이욕(利欲)의 적들이 능히 쳐들어 올 수 없고, 방자함과 위선이라는 도적이 충격을 줄 수가 없다. 마음이 태연해져 곧고 바른 길을 세운 다면 온갖 복이 절로 오고 요망한 것들 다 사라질 것이다. 어리석은 자는 도리에서 벗어나서 외물에 부림을 달게 여기고, 조그마한 몸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해서 고의로 만들어 놓은 함정을 밟아서 빠지거나 엎어진다. 옛날의 통달한 사람들은 소리를 듣자마자 마음에서 깨달았으니 이미 자신의 몸을 지켰으면 나머지는 그 안에 들어있다. 아! 지금 사람들은 혼미하고 깨우침이 없으니 자신의 몸을 어째서 지키지 않고, 오로지 다른 것만을 지키기에 힘을 쓰는가. 천하의 사물 중에서 어느 것이 내 몸보다 절실하던가. 내 몸 버려두고 다른 것을 지킨다면 제 몸마저 잃을 것이다. 내가 내 몸을 지키느라 날마다 공경함을 생각한다. 지금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르지 않고, 옛 사람을 스승으로 삼을 것이다.
聞諸先喆, 守身若守國. 志帥氣卒, 主敬以爲郭, 利欲之賊, 不能以侵掠, 肆僞之寇, 不能以衝擊. 天君泰然, 建我皇極, 百福騈臻, 禎妖屛息. 愚者悖之, 甘爲物役, 尺寸之軀, 不能以自克, 蹈彼機穽, 不陷則覆. 古之達人, 聲入心通, 旣守其身, 餘在其中. 嗟今之人, 迷昏罔悟, 身焉不守, 惟他守是務. 天下之物, 孰切吾身. 棄身守物, 身且喪淪. 我守我身, 思日敬之. 今人之棄, 古人之師.
-김안국(金安國, 1478~1543), 「守身箴」
[평설]
수신(守身)이란 불의(不義)에 빠지지 않도록 제 몸을 지키는 것이다. 뜻과 기백[志氣], 주경(主敬)을 갖추면 자연스레 이욕(利欲)과 방자함, 위선을 막아낼 수 있다. 그렇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외물에 휘둘리고 자신의 몸도 통제하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 사람들은 수신이란 본질적인 문제를 버려두고, 다른 문제에 매달리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잡스런 다른 문제들이 나를 해방시키고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가. 끝내는 이런 문제에 휘둘리면 나 자신도 잃게 된다. 나를 잃고서 사는 나는 정령 나란 말인가.
[어석]
함정[機穽]: 짐승을 잡거나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함정. 혹은 고의로 사건에 연루시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함정을 비유하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