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마지막 한시 23

-절명시(絶命詩)-

by 박동욱

영원히 무덤에 의탁하게 되었네


點檢平生事 평생의 지난 간 일 점검해 보니,

何多愧彼穹 저 하늘에 부끄런 일 어이 그리 많은지.

惟將無限意 오직 끝이 없는 뜻을 가지고서는,

永托一坏中 영원히 무덤에다 맡기게 됐네.

이수연(李守淵, 1693∼1748), 「임절시 무진년(1748) 1월 15일에 짓다[臨絶詩 戊辰正月十五日]」




[평설]

죽는 그 순간에 평생 살았던 일을 생각해 본다. 하지 않아야 했던 일과 달리 했었어야 했던 일들이 마구 떠올라 괴롭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삶을 지향하지만, 부끄러운 일을 쌓아 가는 것이 삶이기도 하다. 무한한 뜻은 유한한 삶에 길을 잃고 다만 영원히 무덤에다 몸을 맡길 뿐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유한한 삶에 대한 아쉬움을 짙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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