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마지막 한시 22

-절명시(絶命詩)-

by 박동욱

어버이 그리며 혼만이 돌아오리라


百年存社計 평생 사직 보존할 계책으로다

六月着戎衣 한 여름에도 군복을 입고 있었네.

爲國身先死 나라 위해 내 한 몸 먼저 죽으면,

思親魂獨歸 어버이 그리며 혼만이 돌아오리라.

김해(金垓, 1555∼1593), <絶命詩>




[평설]

김해는 조선 중기의 의병장이다. 본관은 광산(光山). 자는 달원(達遠), 호는 근시재(近始齋)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향리 예안(禮安)에서 의병을 일으켜, 영남의병대장으로 추대되어 안동·군위 등지에서 분전하였다. 뒤에 경주에서 이광휘(李光輝)와 합세하여 싸우다가 진중에서 병사하였다. 저서로는 『근시재집(近始齋集)』이 있다.

사직을 보존하려는 그 일념으로 한 여름에도 군복을 벗지 않았으니, 언제든 적을 맞아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몸이야 나라에 바친다지만 혼은 어버이에게 찾아 오겠다 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아쉽지 않지만 부모에 대한 그 정은 쉽게 떨칠 수 없었다.



* 이 시는 이장발(李長發, 1574∼1592)의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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