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124

by 박동욱

124.작은 고양이가 사람을 친하게 여긴다

小貓親人

사람들은 말한다. “가축 중에서

오직 고양이만이 가장 친근히 할 만하네.”

사람의 품 속에 늘 안겨 있다가

밤중에는 사람과 함께 이불 같이 덮네.

먹을 것을 찾을 때에 고운 소리로 울고

교태부리는 것이 사람을 감동시키네.

틀림없이 이 고양이는 인자한 종자이지,

결단코 우악스럽고 사나운 무리가 아니네.

어찌 알았으랴. 쥐를 보면

고양이의 모습이 흉악하게 된다는 것을

입 벌리고 또 발톱을 놀려서는

잔인하게 죽여서 씹어 삼키네.

아! 이 나쁜 습관이여.

아마도 고양이의 본성은 아닐 것이네.

어떤 늙은 중에게 작은 고양이가 있었는데

어릴 때부터 고기를 먹지 않았네.

날마다 야채와 밥을 먹다가,

때때로는 구운 떡을 먹기도 했네.

물고기를 보면 무서워서 도망을 가고,

쥐를 보면 큰 소리를 지르네.

쥐가 고양이가 소리치는 것을 듣자.

서로 이끌고 먼 곳으로 도망가네.

사람들이 쥐의 환란을 피하려 한다면

어찌 반드시 쥐의 목숨을 죽일 것인가.


  人言家畜中,惟貓最可親,

  盡偎人懷內,夜與人同衾。

  索食嬌聲啼,柔媚可動人,

  應是仁慈種,決非強暴倫。

  豈知見老鼠,面目忽猙獰,

  張牙且舞爪,殘殺又噬吞。

  嗟哉此惡習,恐非貓本性,

  老僧有小貓,自幼不茹葷。

  日食青蔬飯,有時啖大餅,

  見魚卻步走,見鼠叫一聲。

  老鼠聞貓叫,相率遠處遁,

  人欲避鼠患,豈必殺鼠命?

     (緣緣堂主詩)



124. 小親人.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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