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125

by 박동욱

 125.어미 쥐가 새끼 쥐를 구해내다

母鼠救子

두 달 동안 집에 돌아오지 못하니

글자 쓰는 탁자에 먼지 꽉 찼네.

먼지를 떨어내고 서랍을 여니,

어떤 물건 내 눈에 들어왔는데,

다섯 개의 땅콩 알맹이에는,

각각 네 개의 다리가 있었고

손수건 안에서 기어가고 있다가

바람 맞으니 모두 움츠려드네.

영리하구나! 암쥐야.

이것을 빌어서 몸을 풀었네.

난 네 새끼를 죽이지 않을 것이니,

넌 내 지붕을 차지하지 말라.

질그릇 가운데 손수건 놓고,

동쪽 담 모서리에 옮겨다 놓고서,

오늘 밤 안으로 기한 정하노니,

새끼를 거느리고 가길 모름지기 빨리 해라.

밤이 조용하고 전등불 꺼졌을 때

대들보에는 지는 달빛 있었네.

나는 희미한 빛 속을 따라서

암컷 쥐가 나오는 것 가만히 보았네.

동쪽으로 찾고 서쪽으로 찾아서

허둥지둥하고 다시 불안하였다가.

질그릇 옆에 당도하니,

그 즐거움 막을 수 없었네.

분주하게 새끼 하나를 물고서,

서둘러서 흙구멍으로 나갔고,

왔다갔다 열 번이나 왕래하면서

좋은 일은 바야흐로 완전히 끝마쳤네.

나는 그 쥐의 근심 없애고 싶지만,

생명 아끼는 덕을 더욱 가지고 있으니

차라리 옷과 신발이 해지는 것 원할지언정

살생의 죄업(罪業) 늘리기를 원치 않노라.


  兩月不歸宿,塵封寫字桌,

  拂塵開抽屜,有物觸我目。

  五顆花生米,各有四只腳,

  匍匐手帕中,見風皆瑟縮。

  黠哉老鼠娘,借此爲產褥,

  我不殺汝子,汝勿占我屋。

  置帕土碗中,移放東牆角,

  限期今夜裏,領子須從速。

  夜靜電燈熄,屋梁有落月,

  我從微光中,靜看鼠娘出。

  東尋又西找,皇皇複汲汲,

  行至土碗旁,其樂不可遏。

  匆匆銜一子,急急進土穴,

  憧憧十往來,好事方完畢。

  我愛除鼠患,更愛好生德,

  寧願衣屨破,不願長殺業。

     (緣緣堂主詩)



125. 母鼠救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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