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184

by 박동욱

184.서로 공경하기를 손님과 같이

相敬如賓


인초(鄰初) 탕환(湯煥)은 강우(江右)에서 좌군(佐郡)으로 재임하고 있었을 때 딸을 낳았다. 딸의 돌이 되자 고을 사람들이 거위를 선물로 주었는데 목이 상자에 눌러 꺾여서 ‘갈 지(之) 자’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겨서 길렀다. 그 후에 고을살이를 그만두고 돌아올 때에 친척들이 또 거위를 선물해 주었는데 발바닥 하나가 없는 것이어서 또 불쌍히 여겨서 길렀다. 한 마리는 암컷이었고 다른 한 마리는 수컷이었는데 드디어 배필이 되었다. 수컷은 오랑(烏郎)이라고 암컷은 창녀(蒼女)라 하였는데, 그 이름을 부르면 곧바로 소리에 반응해서 이르렀다. 다닐 때에 발바닥이 없는 것에게 양보하여 먼저 가게 하였고 먹을 때에는 고개가 꺾인 것에게 양보하여 먼저 먹게 하였다. 거위를 기른지 삼십 년에 이르러 탕부인이 죽기에 미치게 되자 두 마리 거위가 슬피 부르짓기를 며칠 밤낮으로 하더니 모이를 먹지 않다가 널 아래에서 죽었다.


  湯鄰初煥,佐郡江右. 在任生女,及周,郡人饋以鵝,頸爲盒擔壓折,折成之字,憐而畜之. 後罷郡歸,親黨又饋以鵝,乃缺一掌者,亦憐而畜之. 一雌一雄,遂成配偶. 雄曰 “烏郎”,雌曰“蒼女”,呼其名,即應聲至. 行則讓缺掌者先,食則折頸者先. 畜至三十餘年, 迨湯夫人歿,二鵝哀號數晝夜,絕食,死於柩下.(《虞初新志》)



184. 護生畫集.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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