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츠카이(豐子愷)의 호생화집(護生畫集) 203

by 박동욱

203.은혜를 갚다

報恩


소흥(紹興)사람 주(周) 아무개는 도둑의 겁박함이 되어서 호주(湖州)에 이르게 되었다. 도둑의 우두머리가 매우 사나웠는데 개가 땅에다 똥을 싸자 도둑의 우두머리가 노하여서 기르고 있던 개들을 모조리 죽였다. 맨 마지막에 남은 검은 개 한 마리가 슬피 우는 것이 죽음을 면하기를 구하는 것 같았다. 주씨가 꽤나 도둑의 우두머리와 친하여서 죽이지 말아 달라고 힘껏 청하니 도둑의 우두머리가 그의 청을 따라서, 주씨가 이 개를 다른 곳에 맡겨서 기르도록 하였다. 몇 달 뒤에 주씨가 도둑의 소굴에서 도망쳐 나오자 개도 따라 가서 덕청(德清)에 이르러 버려진 사당 안에서 자게 되었다. 저녁이 되자 개가 갑자기 그의 침상에 올라 왔다. 주씨가 깜짝 놀라 일어나보니 문밖에는 어떤 사람이 소곤소곤 귓속말을 하고 있었다. 대개 그들이 도둑의 소굴로부터 와서 그를 해치고 가지고 있는 것을 취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주씨가 문을 박차고 나오니 사람들이 칼날을 드러내고 뒤쫓아 오자 개가 미친 듯이 그들을 물어서 주씨가 그들에게 잡히는 것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 후에 길을 에둘러서 소흥에 돌아가는데 큰 바람이 불어 배가 뒤집혀서 주씨가 물에 빠지자 개도 또한 물에 들어가서 주씨의 옷을 물고서는 끌어서 언덕에 이르러 죽지 않게 되었다. 광서(光緖) 원년(元年)에 어떤 사람이 주씨를 항주(杭州)의 성황산(城隍山)에서 보게 되었는데 개도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紹興人周某,爲賊劫至湖州. 賊魁甚悍,一日有狗遺矢於地,賊魁怒,盡殺其所畜之狗. 最後一黑狗,哀號若求免者. 周頗與賊魁善,力請勿殺,從之,周以此狗寄養他所. 居數月,周從賊中逃出,狗隨之行,至德清,宿枯廟中. 及夕,狗忽登其榻. 周驚起,則戶外有人切切耳語. 蓋知其自賊中來,欲害之而取其所有也. 周奪門出,數人露刃追之,狗狂噬,周得免. 後繞道歸紹興,大風覆舟,周溺於水. 狗亦入水,銜其衣曳之至岸,乃得不死. 光緒元年,有人見周於杭州城隍山,狗亦尚在.(俞曲園《筆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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